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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거짓말하는 AI를 대하는 우리의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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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15세기 세종대왕이 한글 초고를 작성하던 중, 문서 작업이 중단되자 담당자에게 분노해 그를 맥북프로와 함께 방 밖으로 내쳤다고 합니다. 위는 AI로 대표되는 챗GPT가 지어낸 완벽한 거짓말, 즉 '환각(Hallucination)' 현상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처럼 황당한 거짓말을 경험하고 나면 "역시 AI 정보는 아직 부정확해"라며 고개를 젓게 된다. AI 사용자는 활용 정도에 따라 적극적, 소극적 유형으로 나눈다면 소극적 사용자는 대부분 위처럼 부정확한 답변을 한두 번 경험한 뒤 AI를 불신하고 멀리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이런 현상은 왜 일어나는 걸까? 먼저 AI라는 친구는 '인간의 질문에 무조건 대답해야 하는 숙명'을 가졌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이 친구는 침묵하거나 말을 얼버무리는 대신, 어떤 말이든 해야 직성이 풀린다. 세상의 모든 정보가 담긴 거대한 창고에서 가장 확률이 높은 단어들을 찾아 인간의 언어처럼 배열하는 데는 누구보다 자신 있지만, 정작 그 말의 진위를 판단하는 일에는 서투르다. 이는 프로그래밍언어를 조금이라도 접해 본 사람이라면 알고 있는 '참(true)'과 '거짓(false)'의 논리와는 전혀 다른 개념이다. 우리가 이 친구를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인류 역사상에 한명 있을까 말까한 석학이 될 수 있는 반면 없는 사실을 그럴싸한 언어로 포장해서 우리를 기만하는 최악의 사기꾼이 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대해야 할까? 질문 방식을 살짝 바꾸어 '되묻는' 습관을 지녀보자. "이 정보는 정확해?", "어떤 자료를 참고했어?" 와 같은 질문으로 더 정확한 답변을 하도록 유도하는 것도 방법이 되겠다. 또한 챗GPT, 제미나이 등 대표적인 AI 서비스를 두 개 이상 교차 확인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 두 가지 습관으로도 환각현상의 절반 이상을 줄일 수 있다. 환각현상은 사라질 수 있을까? 앞서 말한 AI의 습성에 비추어 보면 확률은 점점 줄어들겠지만 ‘0’이 될 수는 없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그리고 이러한 환각현상을 창의적으로 역이용하는 분야도 생겨나고 있다. AI의 터무니없는 상상력을 SF영화 시나리오나 새로운 예술 작품에 활용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 '거짓말'은 오히려 신선한 영감을 주고 이는 인간의 상상력만으로는 도달하기 어려운 새로운 지점이기 때문이다. 예상과는 달리 예술과 같이 가장 안전하다고 여겨졌던 창의적 영역에 가장 빠르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렇듯 AI로 인해 대체될 직업과 앞으로 주목받을 직군을 논하는 것이 과연 의미가 있을까? 이세돌 9단을 이긴 알파고는 기존의 수많은 기보를 학습했지만, 이후에 등장한 알파고 제로에게는 바둑의 기본 규칙만 알려주고 학습시켰다. 그러자 병렬연산을 통해 스스로 상대를 만들고 대국을 펼치며 학습을 진행했고 단 3일 만에 인간이 1,000년 동안 둘 분량인 490만 판의 대국을 소화했다. 우리의 친구는 때로는 엉뚱한 거짓말을 하지만, 언제든 부르면 불평 없이 나타나 누구보다 다정하게 답해주며 인간에게는 절대적이고 한정적인 ‘시간’을 아껴줄 수 있는 존재라는 것에 집중해야한다. 이 지점에서 AI라는 친구는 재미에서 활용으로 그리고 결국에는 없어서는 안 될 필수라는 수식어가 붙을 것이라 본다. 새로운 친구를 어떤 자세로 대하고 어떻게 바라볼지는 우리 각자의 선택에 달려 있으며, 그 선택이 우리의 삶의 질을 결정지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