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안의 새로운 창의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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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2.09.15 조회조회수 9,963본문
큰 흥행을 한 영화인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아바타. 많은 사람들이 즐긴 만큼 화젯거리도 다양했는데요. 재미있는 것은 이 영화를 보고 나온 관객들이 가장 많이 회자하는 것이 배우나 음악이 아닌 바로 '판도라 행성' 그 자체였다는 것입니다. 스타성 있는 배우가 나오지 않은 탓도 있겠지만 관객들이 스스로 최첨단 3D로 구현된 '세상' 자체를 경험한 것이 가장 인상 깊었기 때문이었겠지요.
글 | 류임상 미디어아트채널 <앨리스온> 아트디렉터(nim2me@gmail.com)
에디터 | 길영화(yhkil@jungle.co.kr)
판도라 행성에는 수많은 '세상엔 없는' 생물들이 등장합니다. 판타지 게임에나 나올법한 동물들이나, 총천연색으로 화사한 색감을 뽐내는 식물들이 그렇죠. 화면에 둥등 떠다니는 부표(?)를 잡으려고 나도 모르게 손을 뻗었던 경험, 있으실 겁니다. 그렇게 아바타는 관객들에게 영화 본연의 즐거움인 '스팩터클'이라는 조건을 충족 시키며 '영화 역사상 가장 흥행한 영화'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습니다.
영화 속에서 인상 깊었던 것 중에 신령한 능력을 가지고 있던 나무들을 기억하실 겁니다. 에이와 나무라 불리었던 이 나무는 중국의 '대용수'가 모델이었다고 하죠. 에이와 나무들은 신비롭게 빛을 발하며 주인공들의 '교감'을 중계해주는 역할을 맡았었는데, 환상적인 움직임과 색채가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러한 나무는 그간 미디어 아트에서도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되곤 하였습니다. 뮌(mioon)의 Contigent rule(2009)은 주식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받아 표현하는 인터렉티브 아트 작품으로 환상적인 색채와 분위기가 관람객으로 하여금 다양한 감상을 가능하게 합니다. 아바타의 에이와 나무에서 '영혼'이 담당했던 영역을 '실시간 주식 데이터'가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예전에도 소개해 드렸던 Generative art (생성예술)에서 이런 에이와 나무 같은 소재가 즐겨 쓰이는데요. 이제 소개해 드릴 애플리케이션인 Sum05는 판도라 행성에서 볼 수 있었던 무수하고도 아름다웠던 환경을 만들어 낼 수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애플리케이션을 실행 시키면 검은 화면에 선들이 규칙적, 혹은 불규칙적으로 생성되는데요. 화면을 기울이면 생성되는 방향이나 형태를 바꿀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화면을 흔들거나 두드림으로 선들의 색이나 모양에 변화를 줄 수 있습니다. 아래의 동영상을 보시면 쉽게 이해가 되실 것 같네요.
오스트리아의 Lia라는 아티스트에 의해 만들어진 이 앱은 그간 꾸준히 앱아트를 해왔던 작가의 다양한 실험정신이 돋보이는 작업입니다. Lia가 발표해왔던 앱아트 작업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인류에게는 무언가를 '창조' 하고 싶은 본능이 있는듯합니다. 그러한 본능을 가장 직접적이고 구체적으로 실천에 옮기는 사람들이 바로 예술가들이겠지요. 생명의 근원이었던 영화 '아바타'의 에이와 나무처럼, 예술은 다양한 타 장르의 예술(영화, 연극, 소설등)과 문화에 자양분이 됩니다. 그동안 예술가들의 영역이었던 '상상력의 표현'이 앱아트와 같은 우리들과 가까운 매체들로 다가온건 그래서 더욱 고무적인 현상으로 보입니다. 무언가를 창조하는 Generative art (생성예술)을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상상력을 발휘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게 앱아트가 가진 가장 큰, 이전의 예술과 다른 장점 이겠지요.